작성일 : 13-09-21 02:19
수영장 뒷설거지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4,003  

9월 20일 목회단상
 
  필자집 앞에 동네놀이터와 야외수영장이 있습니다. 며칠전부터 페인트공들이 그곳의 시설들에 페인트칠을 열심히 합니다. 올 여름도 이제 다 지났다는 의미입니다. 한여름동안 그렇게 시끄럽게 사람들이 사용했던 커뮤니티풀장이 이제 여름장사(?)가 끝났음을 알리는 것입니다. 여기저기 녹슬고 또 칠이 벗겨진 곳이 많은지 페인트공들이 펜스마다 매달려 새롭게 덧칠을 하느라 땀을 흘립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붐비던 동네놀이터와 수영장이 이제는 텅비어 있습니다. 가끔씩 아주 날씨가 더운날에 수영한번 하고 가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이제는 수영하는 철이 지난게 분명합니다. 놀이터는 그래도 계절과는 큰 상관이 없는듯 아이들이 제 엄마나 할머니의 손을 잡고 와서 신나게 놀다 갑니다. 하지만 여름철 아이들 방학때 몰려오던 인파에 비하면 이쪽도 역시 한가해지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때부터 가을과 겨울 봄으로 이어지는 긴 시간동안 수영장은 긴 동면을 하는 거나 같습니다. 이제는 내년에 다시 찾아올 여름인파들을 위해 휴식하고 재단장하고 긴겨울을 나게 되겠지요. 아마 내년에도 부쩍 자란 동네 꼬마들이 와글거리며 풀장을 찾아올테고 여름몇달동안 필자골목의 집들은 소음으로 꽤 고생을 하게 될 것입니다.
 
  처음 이사와서 그 소음이 익숙하지 않아 적지 않게 고생을 하였습니다. 낮에는 그래도 상관이 없는데 밤에 수영장에서 떠드는 소리는 가히 수준급입니다. 가끔씩 자정이 넘어서 물장구를 치고 노래까지 불러대는 악동(?)들이라도 출현하면 상당한 수면방해를 각오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아이들 방학에 노는 걸로 따질 수도 없는 일입니다. 그렇게 몇년이 흘렀더니 이제는 거의 귀에 거스리지 않는 자장가로 들리는게 아닙니까… 저것도 사람사는 소리다… 하고 생각하니까 도리어 적막하지 않고 생동감이 나는 동네라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필자도 딸들이 어릴때는 거의 매일 놀이터에 나가서 산책을 했고 방학때는 딸들 수영하는 것 지켜봐주느라 수영장에 들어가곤 했으니 다른 집들도 필자처럼 그렇게 아이들과 놀아주느라 그곳을 출입하는 것이지요. 거인과 놀이터란 동화가 생각이 납니다. 가난한 동네에 거대한 저택이 있는데 그집안에는 근사한 정원의 놀이터가 있었지요. 동네아이들은 담벼락에 난 개구멍으로 그 집에 주인몰래 들어가 신나게 놀고 돌아가곤 했습니다. 하지만 그집의 주인은 심술사나운 거인이라서 자기 집에 허락없이 들어오는 아이들이 못마땅합니다. 한번은 아이들이 또 자기집 정원에 들어와 노는 것을 보고 벼락같이 화를 내고 아이들을 다 내쫓았지요. 물론 다시는 들어올 수 없도록 구멍도 모두 막아버렸다나요… 그런데 그때부터 그 정원에는 겨울만 계속되고 봄이 안오는 것입니다. 추운겨울만 계속 되는 집안에서 외로움으로 병이 난 거인은 나중에 아이들이 보고싶어서 스스로 담을 허물고 아이들을 자기 정원에서 마음껏 뛰놀게 했습니다. 놀랍게도 다시 봄이 그 정원에 찾아왔구요… 그 후에는 어떻게 되었는지 잘 기억이 안납니다만 결국 마음의 봄이 오는 것이나 겨울이 오는 것도 다 자신의 마음에서 정해지는 것이겠지요.
 
 임무가 끝난 수영장의 뒷설거지를 보면서 올 여름도 건강하게 살게 해주신 주님께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소란한 악동들의 물장구소리를 한밤중에 듣는 것도 사람들의 시끄러운 물놀이 소음도 결국은 동네사람들 한 가운데 살아가기에 누리는 호사(?)인 것을요. 깊은 산중 적막강산에서야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소리를 어찌 들을 수 있으며 이렇게 생동감넘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겠습니까… 게다가 소란함 뒤에 찾아오는 조용함이 이렇게  운치있고 멋드러진 줄을 이런 극적인 생활의 대조가 아니면 어떻게 맛볼 수 있을까요. 연극이 끝난후 텅빈 무대가 주는 꽉찬 감동의 여운을 주님은 오늘 동네놀이터와 풀장서 깨닫게 해주시네요.. 
 

 

 
   
 


 

               
  교회비전
교회연혁
교회기관
섬기는 사람들
예배시간
찾아오시는 길
설교
찬양대
특별집회
교회행사
선교행사
어린이부
중고등부
대학청년부
한글학교
경로대학
찬양대
찬양팀
합창단
주일학교찬양대
선교회
선교지
구제부
거리전도대
중보기도팀
교회소식
주보
새가족
구역
제자반
세례반
행사포토
목양칼럼 게시판
교인포토

Address:   10601 Pecan Park Blvd, Austin TX 78750
Tel: 512-339-3538, 512-739-7103   e-mail: akfpc2017@gmail.com

Copyright ⓒ www.akfpc.org Austin Korean First Presbyterian Church All rights reserved.

| 주일1부 예배 오전9:00
주일2부 예배 오전11:00
주일3부 찬양예배 오후1:30
| 주일영어예배 오후12:30
주일학교예배 오전1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