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은 일곱번의 주일을 뺀 사십일을 의미하는 것으로 예수님의 십자가의 고난을 묵상하며 기념하는 교회절기입니

다. 사순절의 핵심은 회개입니다. 회개를 하려면 죄를 인정하고 고백해야 합니다. 그래서 사순절기간동안 우리 성도

들은 죄와 마주 합니다. 가족도 아니고 친구도 아니고 자기 자신과 마주한 것처럼 힘든 일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죄는

즐겁지도 편하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피하고 싶고 외면하고 싶은 자기 자신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피한다

고 능사는 아닙니다. 죄는 마치 그림자처럼 떨어지지 않은채 죽을 때까지 내 곁에 붙어있습니다. 부정하고 싶지만 부

정할 수 없는 우리 자신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십자가의 은혜가 귀하고 소중한 것입니다. 내 자신의 능력으

로는 절대 벗어날 수 없는 죄의 그림자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길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보여주신 

구속의 은혜뿐입니다. 성탄절은 예수님이 세상에 탄생하신 것을 축하하는 절기입니다. 게다가 예쁜 아기로 오셔서 베

들레헴 말구유에 누우시고 동방박사들과 목자들과 천사들이 축하하러 찾아오는 마음 따뜻한 모습입니다. 그런데 부

활절을 앞두고 지키게 되는 사순절은 우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죽음을 마주 대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자신

의 죄가 가진 심각하고 추한 모습과 대면합니다. 결코 쉽지도 아름답지도 않은 인간존재의 실존을 겪게 됩니다. 믿음

이 없는 이들은 이런 추한 인간본질과 대면하는 일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멋지고 아름다운 면만 추구하고 싶어합니

다. 그리고 인간매력의 극대화를 추구합니다. 누가 더 매력적이고 누가 더 잘 낫는지를 경쟁합니다. 하지만 성경은 우

리가 하나님 앞에서 아름답기만 하거나 유능하기만 하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회개해야할 죄가 함께 존재하는 연약한 

존재라고 말해주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자비와 긍휼이 없으면 스스로의 힘으로는 자신을 구원할 수 없는 존재라고 말

합니다.

성탄절보다 부활절이 믿음에서는 더 중요한 절기인 것은 죄의 심각성을 깨닫고 영생의 은혜를 기억하는 기회이기 때

문입니다. 동시에 인간실존의 모습을 직시하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병을 고치는 의사에게 중요한 것은 병을 정확히 

알아보는 것입니다. 외모나 신분을 보느라 그 안에서 자라고 있는 병의 원인을 놓치면 치료는 물건너가는 것입니다. 

환자를 수술하여 생명을 살려야 하는 의사에게는 병의 원인과 마주대하는 심각하고 힘든 시간을 회피해서는 않됩니

다. 병과 직면해야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건 병의 원인을 빠른 시간안에 제거해 주어야 건강한 몸으로 

회복되고 환자의 생명을 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연히 주변적인 것에 얽매여 시간을 끌다가는 긴급한 환자는 생

명을 잃게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영혼이 살 수 있는 것은 우리 안에 존재하는 죄와 사망을 십자가의 보혈의 능

력으로 제거하는 것입니다. 오직 예수의 보혈, 오직 하나님의 긍휼하심만 죄를 없이할 수 있습니다. 이번 사순절에는

그 주님의 자비하심을 더욱 실감나게 체험하고 누리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