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뜰에 심겨진 백일홍이 이제 막바지 꽃을 밝히고 있습니다. 백일동안 빨갛게 핀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답게 여름

내내 선명한 붉은색 꽃잎을 보는 이들에게 드러냈습니다. 멀리서보면 교회 앞뜰에 들불이 난것처럼 환하게 시선을 끄

는 것입니다. 얼마나 강렬하고 선명한지 운동하면서 지나던 이들이 가까이 다가와서 들여다보거나 사진을 찍는 사람

들도 있습니다. 이곳 텍사스에서 백일홍은 여름철 꽃중에 주연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봄에는 장미 가을에는 국화라면

여름에는 단연 백일홍입니다. 그런데 어느덧 여름의 백일이 지나고 가을이 성큼 다가오자 그렇게 강렬한 붉은색을 뽐

내던 꽃들이 브라운색으로 변색되면서 내년을 위해 씨앗을 품은채 고개를 떨구는 것입니다. 그 안에 많은 씨앗들이

들어있는 것이 내년에 다시 땅에 뿌려달라는 부탁처럼 보입니다. 어떤 것은 거의 새까맣게 변한 것도 있습니다. 뜨거

운 태양 아래에서 강렬한 열을 버티며 자신의 꽃으로서의 사명을 다한 뒤 남은 결실인 셈입니다. 꽃이 시들고 나면 푸

른 잎도 사라지고 붉은 꽃도 사라지고 누렇게 변해버린 낙옆처럼 불기하나 없는 시든 가지만 남습니다. 그런데도 지

난 백일간 열정적으로 자신의 역할을 잘 해냈기에 박수를 보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치열하게 뜨거운 열기를

버틴후 남긴 씨앗이라서 소중하게 보관하여 내년 봄에 다시 그자리에 심어줄 참입니다. 자신들의 동족보존의 사명을

열심으로 수행하고 있으니 씨를 땅에 심는수고 정도는 해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교회입구가 꽃밭이 되어  환해

지는 유익도 있으니 교회에 오는 이들에게도 좋은 일입니다. 

하나님께서 만드신 자연은 아름답습니다. 백일홍 꽃밭을 보면서 또한번 깨닫게 됩니다. 이렇게 작은 식물 하나에도

하나님의 손길이 닿아 있음을 느낍니다. 우리의 시선을 끄는 아름다운 색깔과 모양이 작은 꽃 하나에도 담겨있습니

다. 또한 자신의 역할이 끝난 후에는 다음 세대가 다시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멋지게 씨앗주머니를 한바탕 남

깁니다. 그렇게 내년에도 백일홍은 또 다시 여름의 주인공으로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힘을 갖게 될 것입니

다. 백일홍은 보면서 우리의 모습이 오버랩됩니다. 하나님의 자녀로 아름다운 믿음의 모습을 가지고 살아가게 해주신

주님께 감사합니다. 지나던 이들이 우리의 예배하는 모습과 찬양하는 모습을 보고 부러워 찾아와 함께 하나님의 자녀

가 되는 은혜를 베풀어주셨습니다. 세상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아름다운 믿음의 향기가 우리에게서 퍼져 나가게

해주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자녀들이 믿음을 이어받아 변함없이 하나님의 뜰 안에 심겨진 아름다운 꽃처럼

환하게 밝혀질 것을 생각하면 기쁘기만 합니다. 우리제일교회가 이세자녀들을 품는 사역을 하고 있는데 이것이 마치

백일홍이 가을에 씨앗주머니를 남기는 것과 많이 닮았습니다. 그안에 내년 봄에 피어날 씨앗들이 담긴 것처럼 다음세

대에 하나님의 자녀들이 만들어갈 복된 믿음의 계획들이 담겨있음을 확신합니다. 지금 우리의 예배와 찬양이 주님을

기쁘시게 하듯 우리의 자녀들이 세울 하나님의 나라는 더욱 찬란하고 환할 것입니다. 믿음의 손을 들어 자녀들을 축

복합시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