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1-24 08:36
추위에서 배움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9,574  

지난며칠동안 매서운 추위가 어스틴을 찾아왔습니다. 십오년째 이곳에서 살면서 이렇게 오래 추위가 머무는 일은 드문 일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차를 운전하려고 핸들을 잡기가 힘들만큼 얼음장같이 차가운 날씨의 연속이었습니다. 코가 찡할 정도로 차가운 바람에 오랜만에 고국의 겨울맛이 제대로 느껴지는 날씨였습니다.  어스틴은 겨울이 온화하여 그다지 두꺼운 옷이 필요할 일이 없습니다. 그래서 겨울옷이라고 해봐야 추운지방의 가을 옷정도두께입니다. 게다가 눈이 오는 일도 많지 않아서 도로의 제설장비도 거의 없습니다. 눈이 내렸다가도 다음날이면 도로에서 다 녹아서 찾아보기 어려운 정도입니다. 그래서 몇번 영하의 날씨가 반복되다가 슬그머니 봄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북쪽지역의 추위에 비하면 여전히 어스틴은 따뜻한 남쪽지역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따뜻한 온도에 익숙해져있는 우리에게는 이따끔 들이닥치는 이런 게릴라식 한파에 정신이 번쩍 들곤합니다. 장롱깊이 수년간 넣어두었던 두꺼운 겨울코트를 찾느라 바쁩니다. 자주 입는 옷이 아니라서 소홀히 여기다가 제법 추운 날씨에 모처럼 두꺼운 겨울오바도 나들이를 나섭니다. 그리고보면 겨울이라해서 늘 같은 겨울은 아닌 것 같습니다. 유난히 따뜻한 겨울도 많았고 올해처럼 매서운 추위가 찾아오는 겨울도 있습니다. 초겨울 집안에 일찍부터 들여놓은 화분들은 구사일생으로 살아있는 것입니다. 이런 추위에 야외에 있었으면 거의 동사했을 것입니다.


추위가 생활하기에는 불편한데 생활의 리듬을 활기차게 만들어주는 면도 있습니다. 방안의 온도를 높이느라 하루내내 신경을 써야 합니다. 체온을 지키느라 나갈때마다 따뜻한 옷으로 무장하는 일도 신경써야 할 일입니다. 집안의 화초들과 강아지도 챙겨야 하고 자동차도 아침에 얼음에 덮인 유리를 치우느라 손이 바쁩니다. 오랜동안 야외에서 활동할 수 없으니 이동중에 자동차나 일터에 난방에도 신경이 많이 갑니다. 따뜻한 날씨에서는 할 필요가 없는 분주한 일거리들입니다. 그런데 손을 호호 불어가면서 차가운 날씨에 이것저것 온도를 따뜻하게 지켜보려는 노력속에 어느덪 부지런한 일상이 묻어납니다. 추위와 맞서서 살아야하는 이들에게 게으름이나 여유는 먼나라 이야기가 됩니다. 가족들이 모두 따뜻한 방에 있으려면 누군가는 장작을 태우고 난방을 위해 추위에 나가 일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추운지방 사람들에게는 생존력이 질기고 강합니다. 그만큼 혹독한 기후와 맞서 싸워야했기에 형성된 강인함이 이겠지요.


도약을 잘하는 개구리일수록 다리를 오므릴때 더 깊고 많이 구부립니다. 그래서 잔뜩 웅크린후 튀어 오르면 아주 멀리 뛰어 나갑니다. 더 많이 웅크릴 수록 더 많이 나가는 원리입니다. 겨울이 춥고 매서울 수록 병충해에 강한 식물이 됩니다. 추위가 길고 강하다면 생존력역시 길고 강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춥고 혹독한 겨울을 가진 나라일수록 경제력이 높은 것은 아마도 그렇게 견디며 인내하는 능력이 높아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인생이 항상 따뜻한 봄날같으면 좋을 것 같지만 그런 날만 있지도 않을뿐더러 그렇게 되면 도리어 생명력은 약해지기 쉽습니다. 과거 우리 부모세대가 전쟁과 배고픔의 시절을 겪으면서 약해지기는 커녕 도리어 강건해졌던 것을 기억해보면 이해가 됩니다. 모든 것이 풍요하고 잘 갖추어져 있는 요즘 도리어 유약한 모습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면 삶을 진정 강하고 힘있게 해주는 것은 편리함이 아니라 역경인 것을 인정하게 해줍니다. 평창올림픽이 남북단일팀으로 꾸려진다는 소식에 고국뿐 아니라 해외에 있는 동포들도 잠시 안도의 숨을 쉬게 됩니다. 당장 핵미사일이 떨어질 것처럼 대결국면만 이어지다가 잠시 찾아오는 평화에도 감사하게 됩니다. 그렇게 고국에도 진정한 봄이 오기를 간절히 기도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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