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7-09-26 04:50
깻잎 이야기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9,891  

매달 교회에서 바자회를 합니다. 그때마다 단골메뉴로 나오는 반찬이 하나있는데 바로 깻잎김치입니다. 봄에 한분이 교회에 새끼묘목(?) 몇그루를 기증했는데 새벽기도 나오시는 교인들이 열심히 물주고 가꾼 결과 백배의 결실을 얻었습니다. 매달 바자회때마다 한바구니씩 따서 반찬만들어 파는데도 여전히 무성하게 열립니다. 삼십백 육십배 백배의 결실이라더니 정말 대단한 수확입니다. 잎사귀가 손바닥만하고 색도 진하고 향도 강해서 상품으로도 최상입니다. 물만 잘주어도 생명력이 강해서인지 잘 자라고 또 가꾸시는 분들이 얼마나 신경을 쓰는지 키고 쑥쑥 자라서 밭을 이루었습니다. 뜨거운 여름에 새벽에 교회에 나오면 깻잎 자라는 걸 보는 재미가 솔솔하였습니다. 작은 식물에 불과하지만 정성을 주니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풍성한 결실로 보답하는 것이 사람보다 낫습니다. 장에 가서 사는 것보다 더 질좋은 음식이 되어 나타나는 것이 가꾸는 이에게는 보람이고 먹는 이에게는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길고 뜨거운 여름에 성전이 거의 지어져 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이들에게 눈을 돌려 교회앞 뜰에서 자라는 한 식물의 성장도 함께 보는 기쁨도 있었습니다.


이제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이 가을의 문턱에 들어선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게 하루가 다르게 자라기만 하던 깻잎들도 성장속도가 눈에 띄게 둔해졌습니다. 게다가 한껏 활짝 편자세로 서있던 잎사귀들이 기운을 잃은듯이 쳐져가고 있습니다. 이러다가 찬바람이라도 한바탕 불면 오그라들 기세입니다. 메뚜기도 한 철이라는 말처럼 깻잎도 한 철인가 봅니다. 그렇게 서늘한 가을과 추운 겨울이 들이닥치면 깻잎은 이제 더이상 잎을 내지 않고 스스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두꺼운 방어용 겉옷으로 바뀌면서 이제 내년에 쓸 씨를 몸안에 만들기 시작할 것입니다. 추운 날씨에도 죽지 않는 생명체 즉 씨앗으로 환경에 맞서는 것입니다. 자신이 해야할 꽃피우고 잎새맺는 역할이 끝났음을 알고 다음세대가 다시 자신이 했던 일을 잘 해낼 수 있도록 씨앗을 품는 일을 충실히 하게될 것입니다. 사실 깨는 잎보다 씨앗이 더 요긴하게 쓰이기 때문에 음식의 맛을 내는 기름을 짜는데도 주인공 역할을 하기까지 합니다. 기름을 짜는 깨에서는 정말 셀수 없이 많은 깨 씨앗들이 쏱아져 나오는데 얼마나 그 장면이 신이나는지 깨가 쏱아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니 앞으로 깨는 교회뜰에서 다른 채소들중에서도 오랜동안 주인공 노릇을 톡톡히 해낼 것 같습니다. 우리네 식탁에서 상추나 부추나 쑥갓등과 함께 집안 야채로서 깻잎의 지위는 부동의 독보적인 것이라서 교인들의 점심친교때에 항상 만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작은 식물도 제 일을 충실히 하면 감동을 줍니다. 감동이란 사실 어떤 특별함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평범함 속에 있습니다. 지나치게 특별하거나 뛰어난 곳에서는 부러움은 나올지라도 감동은 없습니다. 감동이란 세월이 지나도 변함없이 곁에 있어주는 평범함을 근간으로 합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는 동화가 어른 아이할 것없이 읽는 이마다 눈시울을 적시게 하는 것은 장미나 보석처럼 빛나기때문이 아닙니다. 도리어 늘 곁에 있었어도 거의 인식하지 못할만큼 눈에 띄지않고 심지어는 늘 무시되고 있었음에도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에 감동을 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누구나 끝에서 빈손이 되기 때문입니다. 젊음도 아름다움도 소유도 능력도 마지막에는 동행함만 못한 것입니다. 미우나 고우나 함께 걸어간 사람의 존재만큼 감동적인 것은 없습니다. 불굴의 의지나 위대한 희생이 주는 감동보다 행복한 감동은 끝까지 함께 걸어가는 감동입니다. 우리는 주님에게서 그 감동을 느낍니다. 그래서 오늘도 마음의 문을 다시 두드려 봅니다. 그분이 곁에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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