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7-09-14 02:11
꼬인 호스 풀어주기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9,778  

시원한 가을바람이 아침저녁으로 불어 여름이 끝났음을 실감합니다. 긴 여름동안 필자가 한 일중 하나가 집뜰의 잔디를 깍고 호스로 물을 주는 일이었습니다. 덕분에 잔디가 늘 푸른상태를 유지해서 좋고 또다른 하나는 물주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나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이것을 워터링메디테이션이라고  부릅니다. 수도사들이 노동과 기도를 겸하는 이유에 대해서 상당히 공감하게 된 것도 잔디에 물을 주면서였습니다. 뜨거운 여름에 숨이 턱까지 미치는 날에 잔디에 물주는 일은 상당한 수고를 요구합니다. 그런데도  몸은 힘든데 생각이 자유로와져서 여간 즐거운 일이 아닙니다. 실타래처럼 복잡하게 얽힌 것처럼 보이던 일도 잔디각고 물주는 정원작업 육체노동을 하는 동안 생각이 단순해지고 선명해지는 경우를 자주 경험한터입니다. 집안에 있는 풀하나도 이렇게 손이 가야 제구실을 하니 수고없이 얻어지는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리품을 팔든지 손품을 팔든지 머리품을 팔든지 아무튼 주어진 문제를 위해 시간과 열정을 쏟아부은 후에야 선한 결과를 기대하게 되더군요.


호스에 물주면서 덤으로 얻는 유익도 있습니다. 생각의 변화입니다. 이걸 좀 어렵게 만하면 발상의 전환이라고 부르지요. 동일한 현상에 대한 해석의 차이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호스가 쓴지 십년쯤 되어 오랜시간 햇살에 노출된 탓에 물이 통할때 종종 꼬입니다. 그렇게 꼬이는 부분이 생기는 것은 낡아서일 것입니다. 그 십미터길이의 호스의 중간부분에서 꼬이면 호스끝을 잡고 물을 주는 사람은 답답합니다. 물이 시원하게 뿜어져 나오다가 그만 뚝 그치기 때문입니다. 당장 답답하여 물주던 호스를 내려놓고 꼬인 부분을 되집어 가봅니다. 그러면 틀림없이 어딘가 꼬여서 물길이 꽉 박혀버린 부분을 발견합니다. 그걸 손으로 이어들고 풀어주면 호스끝으로 물줄기가 다시 세차게 뿜어져 나옵니다. 그래서 그날 잔디와 나무에 물주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습니다. 어떤 날에는 두세번씩 호스가 꼬이는 날이 있습니다. 그럴때는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닙니다. 두세번씩 되돌아서 꼬인 부분을 풀어주는 일에 시간을 허비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는 물주기를 끝낼 수가 없습니다. 잔디와 물만 신경써야 하는게 아니라 호스까지 챙겨야 제대로 정원을 푸르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여름내내 물주면서 올해는 유난히 호스와 씨름하는 일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얻게된 생각이 있습니다. 교인들 챙기는 일이 어쩌면 꼬인호스 풀어주는 일과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입니다. 교인이 아무리 많아도 꼬인 교인 하나만 있으면 호스 끝으로 은혜의 물줄기가 잘 나오지 않습니다. 호스에서 물이 잘 나와야 잔디에 물을 제대로 주듯이 교인들이 은혜를 받아야 교회도 자라고 믿음도 자라는데 은혜를 전달하는 통로인 교제가 꼭 호스같아서 잘 흐르는 물줄기의 한쪽이 꼬이면 은혜가 흐르다가 그만 꽉 막혀버린 것처럼 교인들의 교제가 식어버리더란 말입니다. 하나가 꼬인 것 뿐인데 믿음공동체라서 그런지 전체가 부실해질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목사가 손품을 팔고 다리품을 팔게 됩니다. 꼬인데가 어딘지 되집어가면서 살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배배꼬인 호스를 시원하게 손으로 잡아 확 풀어놓으면 물줄기가 확 통하듯이 교인들의 교제가 시원하게 흐르고 교제를 통로삼아 은혜가 확 흐르게 되는 것을 자주 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중(?)이 제머리를 못 깍는다는 말처럼 엉킨 당사자들끼리는 안되는데 꼭 목사가 손품 다리품을 팔아야 풀립니다. 그래서 목사는 교회에서 풀어주는 일을 하게 되나봅니다. 막힌 곳은 뚫고 걸린데는 빼주고 빠진데는 메꾸는게 목양이겠지요. 그래서 온 교회가 사랑의 공동체 은혜의 공동체가 된다면 언제라도 팔걷어부치고 풀어주는 일에 나설 작정입니다.


 
   
 


 

               
  교회비전
교회연혁
교회기관
섬기는 사람들
예배시간
찾아오시는 길
설교
찬양대
특별집회
교회행사
선교행사
어린이부
중고등부
대학청년부
한글학교
경로대학
찬양대
찬양팀
합창단
주일학교찬양대
선교회
선교지
구제부
거리전도대
중보기도팀
교회소식
주보
새가족
구역
제자반
세례반
행사포토
목양칼럼 게시판
교인포토

Address:   10601 Pecan Park Blvd, Austin TX 78750
Tel: 512-339-3538, 512-739-7103   e-mail: akfpc2017@gmail.com

Copyright ⓒ www.akfpc.org Austin Korean First Presbyterian Church All rights reserved.

| 주일1부 예배 오전9:00
주일2부 예배 오전11:00
주일3부 찬양예배 오후1:30
| 주일영어예배 오후12:30
주일학교예배 오전1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