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12-07 04:14
겨울 목도리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3,046  
목회단상 2013. 12. 9
 
  드디어 매서운 겨울바람이 들이닥쳤습니다. 12월에 들어섰는데도 마치 봄날씨처럼 한동안 따뜻하기만 하더니 며칠전부터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영하의 날씨가 되었습니다. 곧 눈발이 날릴것만 같습니다. 따뜻한 기온에 반팔티셔츠를 입고 다니던 사람들이 하나같이 긴롱코트에 목을 꽁꽁 동여맨 겨울옷 패션으로 바뀌었습니다. 새벽에 집을 나설때 필자도 옷장에 넣어두었던 목도리 하나를 목에 매고 나왔습니다. 체온을 보존하는데 목도리 하나는 정말 제역할을 잘합니다. 아무리 옷을 잘 무장해서 입어도 목이 다 노출되면 어김없이 감기가 들이 닥칩니다. 결국 겨울철 추위와 싸우는 길은 체온유지를 잘하는 일이고 여기에 목도리만큼 체온유지에 일등공신은 아마도 없지 싶습니다. 너무 날씨가 추우면 거의 얼굴의 절반을 목도리로 다 감쌀 수도 있습니다. 눈과 코만 내어놓고 머리부터 목을 다 감싸고 나면 체온을 추위로 빼앗기는 걸 최대한 막을 수 있지요. 특별히 이른새벽에 매일 집을 나서는 필자에게는 겨울엔 목도리가 필수품이지요. 잘 매고 나오는 목도리는 왠만한 약보다 더 필자의 몸을 감기로부터 잘 지켜줍니다. 꽁꽁 얼어붙는 추위에도 장갑은 없어도 목도리는 잊는 법이 없습니다. 벌써 집을 나설때부터 목이 추우면 금새 몸이 움츠러들고 당장 집안으로 다시 들어가 목도리를 찾아 매고 나와야 합니다.
 
  간혹 마음에 드는 목도리를 얻게되면 그해 겨울엔 날마다 그것만 매고 다닙니다. 그런데 목도리만큼 자주 분실하고 둔곳을 잊고 다니기 쉬운 물건도 없습니다. 해마다 겨울만 지나면 거의 한해동안 잊고 지내다가 추위만 오면 다시 찾은 물건이라서 그런지 잘 보관한다고 해도 어디에다 두었는지 생각이 나지 않아서 겨울이 다시 올때마다 늘 새로 구입해야 합니다. 추울때는 애지중지 하다가도 조금만 날씨가 더워져서 목도리하고 다니는게 귀찮고 땀이 나면 불편하여 아무 곳에나 쳐박아 두는 버릇때문인 것 같습니다. 다행이 집안에 잘 보관이 되어있으면 이듬해 추위가 다시올때 재등장의 혜택을 누리지만 보관이 잘 못했거나 어디에 두고왔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으면 다시 찾지 못하는 잊혀진 물건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추운겨울을 따뜻하게 목을 감싸주면서 날마다 혹한을 견딘 둘도없는(?) 벗의 입장에서는 인간의 변덕(?)이 못내 아쉬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목도리들은 그런 불평한마디 없이 묵묵히 올겨울에도 모든 이들의 체온보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며 자신의 소임을 다해내겠지요.
 
  어쩌면 한해겨울 열심히 체온유지를 돕기위해 추위와 싸우다보면 목도리도 상할대로 상해서 보푸라기가 일고 색상도 탈색되고 뽀송뽀송하던 천도 밋밋해져서 아마도 이듬해는 다시 복귀하기 어렵게 되어 그렇게 퇴장해버리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한해살이 목도리가 제소임을 다하고 은퇴하는 것은 어쩌면 명예제대에 가까운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해마다 새목도리를 구해서 두르고 다니는 것이 좀 덜 미안하단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해매다 그해겨울을 따뜻하게 지내게 해준 최고의 체온수호자(?)에게 그저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그렇게 따지고 보니 필자가 평생 겨울마다 목에 두르고 다녔던 목도리도 꽤 많았던 것 같습니다. 추울때 두르고 다니다가 더워지면 벗어던진 목도리들이 셀 수 없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어릴때는 알록달록한 목도리 학생때는 북실북실한 목도리 어른이 되서는 점잖은 목도리까지 필자의 몸을 건강하게 지켜주었던 그들의 공이 헛되지 않아서 지금도 이겨울에 건강하게 추위에 맞서 씩씩하게 지내고 있으니 말입니다. 추울 수록 생각나는 목도리같은 친구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체온을 지켜주는 목도리처럼 혹독한 추위의 인생에서 우리의 체온을 따뜻하게 지켜주는 그런 든든한 친구말입니다. 그래서 기도해 봅니다. 주님… 그런 친구 어디 없을까요?

 
   
 


 

               
  교회비전
교회연혁
교회기관
섬기는 사람들
예배시간
찾아오시는 길
설교
찬양대
특별집회
교회행사
선교행사
어린이부
중고등부
대학청년부
한글학교
경로대학
찬양대
찬양팀
합창단
주일학교찬양대
선교회
선교지
구제부
거리전도대
중보기도팀
교회소식
주보
새가족
구역
제자반
세례반
행사포토
목양칼럼 게시판
교인포토

Address:   10601 Pecan Park Blvd, Austin TX 78750
Tel: 512-339-3538, 512-739-7103   e-mail: akfpc2017@gmail.com

Copyright ⓒ www.akfpc.org Austin Korean First Presbyterian Church All rights reserved.

| 주일1부 예배 오전9:00
주일2부 예배 오전11:00
주일3부 찬양예배 오후1:30
| 주일영어예배 오후12:30
주일학교예배 오전1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