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11-23 02:45
풍성한 비잔치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4,022  
  목회단상 2013. 11. 25
 
  늦은 밤 집에 오는 길에 물폭탄을 맞았습니다. 날은 캄캄하고 천둥번개에 거의 우박크기만한 빗방울들이 요란하게 필자의 차장을 두둘겨대는 것입니다. 순식간에 고속도로는 거대한 주차장을 방불케하였습니다. 차들이 엉금엄금 기어 가다시피하고 시야확보에 자신이 없는 차들은 아예 갓길에 점멸등을 켜놓고 장대비가 조금 약해지기를 기다리며 대피하는 것입니다. 지금 북쪽지역은 폭설이 왔다는 뉴스가 한창인데 이곳 텍사스는 한여름날씨가 며칠 계속되더니 그날 낮에는 반소매옷조차 더울정도로 무덥더니 결국 밤에 집중호우가 들이닥친 것입니다.  간신히 엉금거리며 차를 몰아 동네까지 들어서니 곳곳에 신호등까지 벼락을 맞아서인지 여기저기 먹통이 된 곳도 있고 깜빡깜빡 점멸신호로 바뀌어버린 곳도 있습니다. 동네입구에 조금 낮은 곳이 있는데 거의 차의 바퀴가 다 물에 잠길 정도로 물이차서 통과하다가 차가 서면 어쩌나 싶을 정도입니다. 물웅덩이 도로를 앞서 지나는 차가 좌우로 분수대물 뻗어나가듯 차의 좌우로 물벼락이 치는데 헤드라이트빛에 비치는 물보라모양이 장관입니다. 한동안 낙옆이 나뒹글던 도로가 말끔히 씻겨질 것 같습니다. 동네골목의 가로등에 비치는 장대비는 샤워꼭지에서 쏟아지는 물줄기처럼 영화의 한 씬을 보는 것처럼 분위기가 그만입니다. 무사히 집안에 들어와서도 거의 한시간넘게 하늘에 비행기가 쉬지않고 지나가는 것처럼 그렇게 천둥소리가 여기저기 크게작게 필자의 귀를 두드려대더군요. 필자집 담너머 개울가는 이미 밀려내려오는 빗물로 꽉채워서 흘려내려갑니다. 물이 흐르는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쳐다보고만 있어도 어질어질할 정도입니다.
 
  겨울의 문턱에서 만난 소나기덕분에 바쁜 일상을 잠시 접고 조용히 차한잔 할 수 있는 여유를 얻게 되었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계속해서 일에만 파묻혀있다가 난데없는 천둥번개와 앞을 볼수 없을 만큼 퍼부어대는 장대비덕분에 시인의 마음을 잠시 꺼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은은한 차향과 아이들이 학교숙제로 받아온 곡을 연주연습하느라 켜대는 바이올린 소리가 천둥번개소리와 묘하게 엮여서 즉시로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었습니다. 비가 청각을 자극하기 때문인지 아니면 시각을 자극하기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우리의 감성지수를 상당히 가파르게 올립니다. 그래서 매말라있던 정서에 따뜻한 물이 흐르게 해주지요. 평소에는 잘 꺼내지 않던 멋진 음악의 음반을 걸어놓고 음악감상을 해봅니다. 거기에 평소에 잘 먹지않던 그윽한 커피향까지 목마릅니다. 집안의 물을 모두 끄고 창문밖에 쏱아지는 빗줄기를 편안하게 감상하는 것도 비오는 날에만 할 수 있는 일이지요. 육중하게 쏱아지는 물줄기와 바닥에서 튀어오르는 물보라 그리고 사정없이 두둘겨대는 타악기연주같은 웅장한 대자연의 음악에 잠시동안 압도되었다고나 할까요. 그렇게 그날 그 초겨울의 빗줄기는 필자의 마음에 감성의 물줄기를 넉넉히 흐르게 하였습니다.
 
  올해는 유난히 비가 많은 해였습니다. 이태전 백년만의 겪는 극심한 가뭄을 경험하고부터 텍사스가 사막화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생겼습니다. 정말 거의 열달동안 비한방울 오지 않고 사람의 체온을 웃도는 폭염이 수개월간 계속되는 것을 보았기에 올해의 이 풍성한 비잔치(?)는 이곳에서 사는 이들에게는 은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올해 처음 이곳에 이사온 이들은 이곳 날씨가 참 좋다고 하십니다. 하지만 그때의 극심한 가뭄을 겪어본 이들은 그저 좋은 날씨정도가 아니라 정말 감사한 날씨라고 말합니다. 논밭의 오곡백과 영그는 수확의 절기도 올해 그처럼 풍성하게 부어진 빗줄기로 더욱 빛이 나게 되었습니다. 거의 매주일 한두번 꾸준히 비가 내렸던 해였습니다. 추수감사절에 주님께 감사할 일이 많지만 그중에 올해는 특별히 이른비와 늦은비를 풍족하게 주신 은총에 더욱 감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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