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6-09-16 06:48
미운정 고운정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2,500  
  
   고국에서는 긴 추석연휴로 인해 전국각지로 귀성객들이 흩어져 가족을 찾아가는 긴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이곳의 추수감사절 연휴만큼이나 고국의 추석은 거의 민족의 대이동이라해도 될만큼 많은 사람들이 일시에 움직입니다. 기차나 버스는 물론이고 승용차의 고속도로는 평소보다 몇배나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도 사람들이 고향의 가족을 만나기위해 지루하고 고된 여행길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덕분에 지방이나 시골의 작은 구멍가게까지 손님들로 북적이고 물건이 동이나며 어떤가게는 일년치 매상에 맞먹는 수입을 얻는다고도 합니다. 한해동안 객지에 나가있던 자녀들이 얼마나 변화되었는지 한자리에 모아놓고 볼수 있습니다. 시집장가간 자식들에게서 출산소식을 듣고 결혼적령기의 자녀들은 결혼식 소식을 전하기도 하며 회사에서 승진했거나 좌천되었거나 사업을 열었거나 실패했거나 혹은 군대갔거나 제대했다는 등 다양한 가족들의 소식이 무더기로 쏱아져 나오는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결혼때를 놓친 자녀들이나 대학에 낙방했거나 취직못했거나 실직한 이들은 가족들의 시선이 부담스럽기도 하여 이리저리 핑계를 만들어 불참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렇게 모여봐야 먹고 떠들다가 다시 짐싸서 제집으로 되돌아오는 길임에도 사람들은 그 고생길을 마다하지 않고 해마다 귀성길을 나섭니다. 돌아오는 길도 만만치 않습니다. 가족이 함께 모였다가 헤어지는 것이니 아쉽기만 할것 같지만 어떤 이들은 도리어 이래저리 상처를 받거나 서운한 마음이 되어 몸도 마음도 지쳐서 돌아오는 길 무거운 길이 되는 이들도 있습니다. 가족이 모이면 항상 좋은 일만 있는것이 아니라서 다투는 일도 생기고 또 괴로운 소식도 듣고 오게 되고 심지어는 가족모임에서 생긴 다툼으로 생전 다시는 보지않겠다고 등지고 오는 일도 생기기도 합니다. 왜 그렇게 사람은 가장 사랑하고 가까운 사람에게 도리어 무례해지고 함부로 대하게 되고 절제없이 감정을 마구 드러내게 되는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더 재미있는 것은 그렇게 다시는 안 볼것 처럼 뒤돌아서놓고 다음 명절에도 또 다시 고향에 갈 기차표를 예매하고 휴가를 신청하고 들고 갈 선물목록을 만지작거리게 된단 말입니다. 미워도 다시한번이란 말은 한 영화제목이 아니라 어쩌면 우리 민족의 정을 가장 잘 표현한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미우면 다시는 안보는 차가운 서구의 감성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가장 한국적인 교감방식이라고 하겠습니다. 미움도 관심이라서 언젠가 미움이 녹은자리에 눈이 녹은 자리에 파란 싹이 나오듯 정이 싹틀것을 인정합니다. 

  그래서 미운정 고운정이란 말이 있습니다. 정은 미움이나 고움을 초월한 어떤 것이란 뜻입니다. 미워도 다시한번 고와도 다시한번이니 원수라도 사랑하라는 주님의 말씀을 어쩌면 가장 현실적으로 잘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는 자질을 가지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한국의 태극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양과 음이 둥글둥글하게 서로 얽혀져 있습니다. 붉은색과 파란색이 둘둘 말려져있다는 말입니다. 프랑스 국기나 독일국기 등 유럽나라들의 국기를 보면 색깔의 경계가 직선으로 되어있지 우리처럼 곡선으로  얽히지 않습니다. 경계가 선명하다는 의미입니다. 즉 승자과 패자, 진리과 거짓, 지배와 복종처럼 경계가 분명한 사고세계를 표현합니다. 그러나 둥굴둥굴한 세계에서는 이런 구분이 불가능합니다. 패자도 승자도 함께있어야 하고 음과 양도 공존해야 합니다. 이겼다고 상대방을 떼어버릴 수 없는 세상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때로는 두리뭉실 하고 답답한 단점도 있지만 잘 활용하면 다양성을 함께 품을 수 있는 공존의 가치를 만들어낼 수도 있지요. 아무리 갈라서도 아주 떼어버릴 수 없어 다시 만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우리조상들은 오래전부터 깨달았던 모양입니다. 지금처럼 공존의 가치가 중요한 시대도 아마 없지 싶습니다. 죄인을 회개시켜 자녀삼으셨던 주님의 긍휼하심을 맛본자로서 공존의 가치를 세우고 나누며 살아야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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