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6-09-02 05:52
귀뚜라미 우는 가을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2,124  
  
   귀뚜라미 한마리가 예배당에 들어왔습니다. 귀뛸 귀뚤 화분 속에서 울어댑니다. 새벽기도하면서 어찌나 시끄럽게 떠들어대는지 집중이 안되어 잡으러 가보지만 얼마나 날쌔고 빠른지 잡을 수가 없습니다. 다음날에는 건물에서 잘 빠져나갔는지 더이상 귀뚜라미 소리가 나지 않더군요. 사실 인간이 사는 건물 안에 들어와봐야 먹을 것도 마실 것도 없으니 굶어죽기 딱 쉽상입니다. 잘못 사람의 눈에라도 띄면 잡혀죽을 수도 있으니 죽기살기로 빠져나갔을 것입니다. 메뚜기 한철이 여름이라면 귀뚜라미도 한철이 있습니다. 바로 가을의 초입입니다. 뜨거운 여름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숲은 초록으로 무성하지만 저 먼 산등성이에는 시원한 가을의 냄새가 시작되는데 이렇게 더위가 한풍 꺽이고 가을이 다가오면 가장 먼저 귀뚜라미들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다른 곤충과는 다르게 귀뚜라미는 사람들이 사는 동네와 집근처에 찾아옵니다. 사람들이 사는 동네를 좋아하는 건지 아니면 숲에 넘치다보니 동네에까지 밀려들어온 것인지는 모르지만 가을의 전령으로 우리의 눈에 확연히 띄는 존재인 것만은 틀림이 없습니다. 이곳 텍사스의 귀뚜라미는 그 우렁찬 목청뿐 아니라 새까만 그 피부색이 특징입니다. 어찌나 까만지 어두울때는 그 보호색덕분에 거의 발견할 수가 없습니다. 고국의 귀뚜라미는 갈색에 가까와서 금새 눈에 띄는데 반해 이곳의 귀뚜라미는 거의 검은잉크를 부어놓은 것처럼 구두약을 발라놓은 것처럼 검습니다. 그래서 처음 볼때는 조금 거부감이 듭니다. 게다가 수십마리씩 떼를 지어 건물 주변이나 출입문 근처에 모여있을 때는 빗자루로 싹 쓸어내고 싶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수년째 가을초입에 보게되니 이제는 익숙하고 심지어 친근감이 느껴지기 까지 합니다. 새벽마다 교회문을 열고 들어가려면 늘 보게되는 가을의 전령(?)이 눈에 띄는 것만으로 벌써 여름이 끝나가는 것을 피부로 느낍니다. 얼마되지 않아 추석이 다가올테고 서리내린다는 처서도 올것이며 그렇게 날씨가 서서히 시원해지다가 쌀쌀한 가을이 곧 닥칠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계절이 한치의 어김도 없이 찾아오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주관하시는 주님의 은혜에 감사하게 됩니다. 일년내내 여름만 있거나 겨울만 있으면 참 지루하고 답답하겠지만 아무리 추운 툰드라에도 사계절이 조금씩은 다 있습니다. 오로라의 나라에도 봄이나 가을이 있고 사막에도 비가 내리는 일도 있습니다. 어디에나 생명이 살아갈 수 있는 구석이 있어서 그런 기후나 지형에 익숙한 식물이나 동물이 서식하는 것을 보게 되는데 얼마나 신기한지 모릅니다. 그러므로 이렇게 사계절이 뚜렷하고 온화한 날씨를 가진 곳에서 지내는 것도 복인 것 같습니다. 올해는 봄에 어찌나 비가 많이 내리는지 캘리포니아는 긴 가뭄으로 잔디가 거의 죽고 산불까지 겹쳐서 몸살을 앓는데 비해 우리가 사는 이곳 텍사스는 올해 꾸준히 내리는 비로 집집마다 푸른잔디로 뒤덮여 초록의 나라에 온듯하다고 하는 이도 있을 정도입니다. 생각해보면 그것도 감사조건입니다.

  잔디깍을 일도 많고 나무가지 자를일도 많지만 올 여름에 물 부족한 줄 모르고 여름을 난 것 같습니다. 더구나 귀뚜라미가 나타났으니 여름은 이미 끝이 나고 가을을 성큼 다가왔으니 다른 지역에 산불에 홍수에 지진까지 다양한 자연재해로 고생하는 지역이 많은데 우리가 사는 이곳 어스틴은 그래도 올해는 큰 자연재해없이 지나는 것 같아 감사할 따름입니다. 계절이 바뀔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만물이 때가 있어서 어김없이 움직이는 것도 창조주가 우리에게 주신 복된 선물임이 분명하지요. 곧 더위가 물러가고 선선한 기운이 오면 동네한바뀌 운동화로 갈아신고 워킹하면서 풍광을 감상해보는 것도 계절을 즐기는 여유가 아닐까 생각하며 감사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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