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6-02-26 06:41
북적대는 골목길 소음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1,612  
    꽃샘추위가 한바탕 들이닥쳤습니다. 이제는 봄이려나 하여 집안에 겨우내 두었던 화분들을 뜰에 내어 놓았었는데 며칠동안 거의 영하에 가까운 추위가 새벽마다 찾아오는 바람에 그만 다시 집안에 화분을 되돌려놓느라 애를 썻습니다. 쉽게 봄에게 날씨를 내어주기가 아쉬운지 차가운 기운이 여전히 주변을 얼씬대는 모양입니다. 이미 들판은 소록으로 뒤덮였고 앙상하기만 하던 나무가지들 사이에는 움이 가득 맺혀 조만가 기온만 올라가면 모두 터트리고 나올 기세입니다. 한낮에는 제법 더위가 올라 긴옷을 입기에 땀이 날 정도이지만 밤시간에는 아직도 겨울의 잔당들이 여기저기에서 게릴라식의 전투를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세를 꺽기에는 이미 늦은 감이 있습니다. 땅을 뒤덮던 브라운칼라의 낙옆들 사이로 새봄의 잔디의 푸른빛이 모든 집앞의 뜰들에 거의 점령을 한 형국입니다. 날씨가 더워지고 비가 한바탕 뿌리고 지나가면 이미 땅 밖에 머리를 밀고 나온 잔디병력들이 일제히 위로 솟아오르게 될 것입니다. 아마도 춘삼월이 되면 이런 춘계대공세가 시작되겠지요. 지난 가을이후로 동네에서 멈췄던 잔디깍는 기계의 요란한 소음들이 여기저기 시작될 것입니다. 겨울내내 그 소음이 멏워서 참 조용하고 좋았는데 봄이 되면 할 수 없이 집집마다 잔디깍아대는 요란한 기계음을 또 듣고 지낼 수 밖에 없습니다.

   과거 고국에서는 그런 잔디깍는 요란한 소음대신 골목마다 두부며 생선이며 건어물까지 리어커나 작은트럭에 물건을 실고 팔러다니는 행상들의 마이크소리로 요란했습니다. “ 무엇무엇 사려..” 하는 식의 방문판매로 주부들은 시장까지 나가서 사야하는 수고를 덜 수 있어서 좋고 또 싱싱한 물건을 받아서 신속하게 식탁에 올려놓는 경우에는 맛도 괜찮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대신 시장보다 조금 비싼게 흠이라서 알뜰한 이들은 시장까지 걸어가서 사오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방문판매로 돈벌어 집을 샀다는 이도 있고 자식 대학을 보냈다는 이도 있어서 가난한 사람들이 열심히 사는 방법으로 인정을 받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대부분 아파트생활을 하고 있어서 예전처럼 방문판매가 원활하지 못하게 되었지만 골목이 많았던 시절의 먹고살기 힘든 시절의 아름다운 그림처럼 골목마다 시끄러운 장사꾼들의 무언가를 사라며 외치는 소리가 가끔씩은 그리울때도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물건을 사려면 걸어갈만한 곳은 없고 대부분 차를 이용하여 쇼핑몰에나 가야 식료품이라도 살 수 있는 자동차문명권에 살고 있기에 동네마다 골목이 그렇게 많고 집이 많아도 물건을 팔러 트럭이 들어오는 경우가 거의 없으며 혹 그런일이 있어도 당장 신고가 들어와 쫓겨날 뿐아니라 벌금을 내야할지도 모릅니다. 주거지역 무단진입에다 무허가영업죄까지 더해지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마이크까지 동원하여 떠들어대면 소음공해죄까지 포함될지도 모릅니다. 그에비할때 잔디깍는 기계의 엄청난 소음에는 관대한 것이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잔디를 깍아주는 것이 직업인 사람들도 많아서 달마다 정해놓은 날에 찾아와 순식간에 남의 집 잔디밭을 깨끗하게 깍아주고 가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아마도 이곳에서 골목마다 돌아다니며 대놓고 소란하게 기계를 켜가며 영업을 하는 사람은 아마도 잔디깍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일 것입니다. 잔디도 깍고 나무도 잘라주고 비료도 뿌려주는 일을 하고 그것도 자주 정기적으로 일을 하다보니 동네에서는 봄과 여름에는 이런 가든일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의 작은 트럭들이 분주히 들락 거립니다. 그래서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골목이 사람사는 골목이지요. 차이가 있다면 고국의 골목길은 물건파는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반면 이곳의 골목길은 잔디깍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는 것이지요. 아무튼 봄에는 동네에 사람들의 출입이 잦아지는 계절이니 이제는 눈도 시끄럽고 귀도 시끄러운 계절에 또다시 익숙해질 준비를 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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