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10-05 03:34
고추심고 첫수확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4,089  

목회단상 2013. 10. 6.
                             
  필자집 뜰에 고추가 열렸습니다. 지인 한분이 주신 고추모종을 봄에 심었는데 여름내내 잘 자라더니 가을에 접어들면서 열매가 맺히기 시작했습니다. 거의 매일 한개씩 따다가 밥상에 올려놓으면 얼마나 뿌듯한지 모릅니다. 손가락 길이만한 푸른고추인데 빨간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맛이 아주 좋습니다. 마켓에서 사온 청고추도 가끔씩 밥먹을때 산채로(?)로 먹으면 매콤하고 싱싱한게 입맛을 아주 돋구어 줍니다. 그런데 직접 집에서 키워서 먹게 되니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아내도 아침마다 고추따다 식탁에 올려놓는 맛에 푹 빠졌습니다. 아침이슬이 묻은 고추를 들고 집안으로 들어오면 벌써부터 고추향이 기분을 시원하게 해줍니다. 야채한가지 더해졌을 뿐인데 식탁의 기분이 사뭇 다릅니다. 아내는 내년엔 토마토보다 고추를 더 많이 심어야겠다고 벌써부터 기대가 많습니다. 이번에 수확한 고추는 맵지않은 종자라서 금새 따다가 먹기에 좋습니다. 혹이라도 매운 고추였으면 김치담글때가 썼을텐데 다행히도 맵지않은 고추라서 날마다 식탁에 오르는 행운을 얻게 되었지요. 아이들은 그것도 매운지 입을 호호 불어가며 물을 찾지만 필자나 아내는 고추를 손으로 집어들고 고추장을 찍어서 입에 직접 넣고 힘차게 씹어서 먹습니다. 입안에서 우적하는 소리가 나고 매운 향이 입안을 가득채우면 따끈한 밥과 얼마나 조화가 잘 되는지 모릅니다. 비타민씨가 많다는 고추를 상추를 먹어대듯 날마다 한두개씩 식탁에서 먹어대니 몸에는 또 얼마나 좋겠습니까…

  여름내내 잔디에 물을 줄면서 옆에 심겨져있는 고추와 깻잎에 열심히 물을 뿌려주었는데 가을이 되니 멋지게 결실을 맺은 것입니다. 깻잎은 워낙 생명력이 강해서 벌써 몇해째 별다른 먹이(?)를 주지 않고도 잘 자라주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처음으로 고추를 수확해보니 결실을 얻는 기쁨이 더합니다. 이것은 재배하여 내다팔것도 아니고 순전히 우리집 식탁에 올려 먹을 것이니 길러먹는 즐거움까지 알게 된 것입니다. 가끔씩 아는 분들이 집에서 기른 야채라며 몇개씩 싸주시는 일이 종종 있는데 이제 생각해보니 그분들께는 무척 귀한 것을 필자에게 준 것이더군요. 때늦게 얼마나 감사하던지요. 직접 길러보니 직접 먹고 싶은 마음이 앞서서 나눠주기가 아까울 정도입니다. 얼마나 아까운지 아이들이 먹다가 매워서 남긴 고추 반토막을 집어들고 된장에 찍어 몽땅 입안에 털어넣었지 뭡니까.. “ 아니 이렇게 아까운 걸 왜 남겼단 말이냐…” 하면서 말입니다. 허허.. 딸들은 제아빠가 평소와 다르게 왜 그처럼 열심히 고추를 먹어대는지 의아한 표정입니다. 시장에서 사온 야채를 먹을 때와 직접 길러서 먹는 야채를 먹을 때의 차이를 아이들이 알리가 없지요. 아이들 눈으로는 그저 늘상 그런 것처럼 식탁에 올라온 싱싱한 고추일 뿐이지요. 하지만 필자의 눈에는 올 한해동안 심고 물주고  노심초사 열매를 기다려서 얻은 첫수확인 것을요.

 심고 물주고 거두는 일을 해본사람이 농부의 마음을 알겠지요. 평생 농사라고는 근처에도 못가본 사람이지만 이렇게 텍사스에 살면서 집안의 한뼘짜리 텃밭을 일구느라 농사초보에 늦깍이로 조금 눈을 뜨게 된 것 같습니다. 땅이 이렇게 정직하고 일관성있는 것이었는지 조금 깨닫게 됩니다. 사람기르는 일도 참 귀한 일이지만 요즘 사람길러서 보람얻기보다 실망얻는 일이 많은 시대가 되어서 콩심은데 콩나고 팥심은데 팥난다는 정직한 땅이 오히려 정감이 갑니다. 어쩌면 우리는 서로에게 지나친 기대를 하며 베푸는 일이 익숙해져서 늘 그렇게 어긋나게 되는 모양입니다. 사람의 일도 고추농사처럼 심고 물만 잘 주면 가을에 싱싱한 고추가 대롱대롱 달리듯 결실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침에 이슬젖은 고추를 또 한개 따들고 오면서 주님도 좋은 열매를 얻으면 이런 마음이시겠구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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